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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디오

AKG - K702 개봉기 & 사용기

by 씨망 2022. 12. 23.

RME DAC를 구매했더니 행사 상품이라고 헤드폰을 하나 더 보내줬는데 알고 보니 K702 ㄷㄷ

 

오래전에 젠하이저 HD600을 하나 가지고 있었는데

 

그때도 HD600과 비교되던 K702인데 공짜(?)라니까 좀 이상했어요 -.-

 

그때는 40만 원 정도 하던 나름 고가에 속하던 헤드폰이었는데

 

요새는 중국에서 만들어서인지 정품을 23만 원 정도면 구매가 가능하더군요 

 

이게 삼성이 하만을 인수 한 덕분인가요? ㅋㅋ

 

사실 쓰고 있던 젠하이저 HD595도 있고 개봉해봤자 안 쓸 것 같아서 1년 넘게 가지고만 있었네요

 

고급스럽지는 않지만 나름 격식을 갖춘 박스 안에 들어있네요 

 

구성은 헤드폰과 케이블 2가지로 매우 단순합니다

 

약간 저렴해 보이는 느낌 ㅎㅎ

젠하이저 HD600은 너무 저렴해 보이는 재질에 실망했었는데 K702도 거기서 크게 벗어나지는 않는군요

 

헤드폰 쪽에 연결되는 단자인데 연결부는 금속 재질입니다

 

케이블을 교체할 수 있게 커넥터로 돼있어요

 

오래전 일이지만 젠하이저 HD600 베이어 다이내믹 DT880과 함께 3대 레퍼런스로 칭송받던 헤드폰이었지만

 

요새는 좋은 제품이 더 많이 출시되면서 이제는 그 정도까지의 지위는 누리지 못하는 것 같습니다

 

하지만 소리를 들어보면

 

과거의 명성이 거짓은 아니었구나 하는 생각이 지금도 듭니다

 

 

먼저 외관을 살펴보면 

 

대부분의 헤드폰처럼 거의 다 플라스틱 재질이고

 

가죽처럼 보이는 부분은 레자 같은 저렴한 재질로 되어있습니다

 

아쉽게도 고급스러운 느낌은 별로 없습니다

 

 

무게는 아주 가볍지는 않지만 무겁다고 할 수도 없는 것 같네요

 

 

케이블은 분리형으로 케이블 튜닝하시는 분들에게는 아주 좋은 환경입니다

 

케이블 재질이나 종류가 어떤 것인지까지는 잘 모르겠지만

 

케이블 단자는 물림이나 만듦새가 괜찮게 보입니다

 

소리에 불만이 없다면 굳이 바꿀 이유는 없을 것 같습니다

 

전 그냥 쓰는 걸로 결정했습니다

 

 

그리고 중요한 착용감

 

사실 좀 걱정을 많이 했는데요

 

사진으로 보기에 탄성이 좀 강해 보여서 예전 HD 600처럼

 

정수리 부분의 압박이 심하지 않을까 걱정을 좀 했습니다만

 

HD 600처럼 정수리가 아파서 못 듣겠다는 그 정도의 압박은 아닙니다

 

그렇다고 HD 595처럼 장시간 편하게 쓸 수 있는 헤드폰도 아닌 것 같고요

 

그냥 '적당한 압박은 있지만 불편하지는 않다'가 적당한 느낌 같습니다

 

한 가지 아쉬운 건

 

크기가 좀 큰 편이라서 옆으로 누워서 영화 보기는 많이 불편합니다

 

 

 

그리고 가장 중요한 음질의 결론부터 얘기하자면 

 

'역시 3대 레퍼런스답다'입니다

 

처음에는 고역에 살짝 날이 서 있고 저음은 양감과 깊이감은 좀 부족한 느낌이었는데요

 

많은 사람들이 지적한 것처럼 그런 느낌이었습니다

 

HD 600과는 좀 반대되는 성향이죠

 

 

 길들이기가 덜 돼서 그런가 해서

 

시간 날 때마다 약간은 큰소리로 영화나 음악도 들어도 보고

 

큰 볼륨으로 1~2시간 정도 길들이기 용도로

 

그냥 틀어두기도 했습니다

 

 

다행히도 한 3~4일 정도 지나고부터는 살짝 날이 선 고역이 좀 정리가 되고

 

저역도 살짝 깊어지고 단단해지고 하는 변화가 생기더군요 

 

 

그리고 한 2달 정도 지난 지금은

 

고역은 선명하지만 거칠거나 하지 않고 적당한 윤기가 도는

 

약간은 화사하고 밝은 성향의 고역이 됐습니다

 

어떤 면에서는  '매끄럽고 부드럽다'라고도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절대 고역이 많이 나대고 뻣뻣한 경질의 고역은 아닌 것 같고

 

섬세하고 투명하고 적당히 윤기가 도는 그런 고역 같습니다

 

 

중역대도 섬세하고 투명한 느낌 또한 마찬가지지만

 

한 가지 더 추가하자면 '매우 사실적이다'라고 할 수 있습니다

 

보컬의 경우 앞으로 나대거나 뒤로 물러나거나 하지 않고

 

중립적이고 사실적으로 표현합니다

 

 

또 하나 보컬의 치잘음을 지적하는 사람들이 약간 있는데

 

평균보다 살짝 넘어서지만 이 정도면 과하지 않다고 할 수 있는 수준 같고

 

크게 걱정할 수준은 아닌 듯합니다

 

 

그리고 걱정했던 말이 많은 저역은

 

기대를 안 해서 그런지 꽤나 단단한 저역에 좀 놀랐습니다

 

쉽게 말해 윤곽이 명확하고 살짝 조여진 저역인데요

 

기존의 리뷰에서 보이는 '저역이 허전하다' '아래가 없다'라는 저역은 절대 아니지만

 

경우에 따라서는 양감이 살짝 부족한 인상을 보이는 것도 사실입니다

 

 

그래서 저역의 양감을 살짝 보태기 위해 100hz 이하는 +1dB 올려서 듣는데요

 

작은 1dB만으로도 잘 반응했고 부족한 약간의 양감을 어느 정도 채워줘서 부족함 없이 잘 듣고 있습니다

 

대부분의 사람들도 이퀄라이저에서 +1~2dB 선이면 충분하지 않을까 합니다

 

아니 뭐 그냥 들어도 크게 문제가 될 것 같지는 않네요

 

 

장점이라면

 

전체적으로 해상력, 공간감, 그리고 임장감 음장감 모두 수준급이고

 

복잡한 연주에도 음이 뭉치지 않는 점도 장점입니다

 

단점이라면 

 

결이 조금 얇고 고역대가 화사한 색채감이 있다는 점인데요

 

이건 다시 말해서 세밀하고 섬세하다는 말도 되고

 

이런 음을 좋아하는 사람들도 있기에

 

장점이 될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저는 화사한 느낌이 좋게 들리지는 않네요 ㅜ

 

 

20만 원 초반대에 구매할 수 있는 헤드폰이라면 딱히 나무랄 때가 없는 헤드폰 같습니다

 

 

마지막으로 헤드폰 구동에 관한건데

 

K702의 임피던스가 62 Ohms으로 낮은 편이라

 

볼륨 확보만 된다면 휴대기기에 직렬도 문제없다고 하는

 

리뷰 또는 답변을 본 적이 많은데요

 

제가 쓰고 있는 RME ADI-2 FS에서도 볼륨 확보가 그리 쉽게 되지 않습니다

 

K702는 헤드폰 앰프의 구동력을 상당히 필요로 한다고 생각합니다

 

 

예를 들어 스마트폰 같은 기기에 직렬의 경우

 

저역이 많은 곡들은 볼륨 확보도 쉽지 않고 

 

중고역 위주의 곡들 또한 볼륨 확보가 되더라도

 

앰프로 들을 때와는 음질에 있어서 적지 않은 차이를 보이는데요

 

휴대기기 직렬의 저역은 정말 저역이 없다고 해도 될 정도로 많이 허전한 모습을 보입니다

 

예를 들어 제니퍼 원스의 'Way Down Deep' 같은 경우는 볼륨 확보도 안 되지만

 

중저역대 수준의 허전한 북소리가 나오더군요

 

 

정말 K702를 제대로 듣고 싶다면 

 

꼭 어느 정도 구동력이 있는 헤드폰 앰프 또는 잘 설계된 헤드폰 단이 있는 기기에 물려서 듣기를 권장합니다

 

 

소스는 푸바 2000, TuneBrowser DAC는 RME ADI-2 FS로 테스트했습니다

 

RME는 톤 컨트롤에서 베이스만 +1dB 올리고 라우드니스 설정했고요

 

DA 필터는 'Sharp'로 했습니다